스페셜셀러 인터뷰 - 사람인 긱(saramingig.co.kr)

사람인 긱 스페셜셀러 인터뷰

[문서작성] 파워셀러 이용현(tongtongdd) 님

어떻게 재능을 판매하게 되었나요? 재능을 판매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요구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죠. 그렇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분리되는 것이 싫었습니다.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으로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글쓰기예요. 어린 시절부터 글을 썼습니다. 상을 타려고 백일장에 나가는 것만이 아니라,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이제 어른이 되어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에, 그 재능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원하는 글만 쓸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매일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느낍니다.

어떻게 오투잡을 알게 됐고, 어떤 장점 때문에 오투잡에서 재능을 판매하나요?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학업에 큰 뜻이 있어 직장생활과 병행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아르바이트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오투잡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이끌려, 고민하지 않고 재능을 판매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달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교수나 베스트셀러 작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인문학 전공자는, 특히 글을 쓰는 사람은 대부분 돈과 인연이 없습니다. 다른 분야의 상위권 판매자들은 대기업 부럽지 않은 수입을 얻는다고 하는데, 제 수입은 훨씬 적습니다.

가계부를 써서 정확히 기억합니다. 재능을 판매한 첫 달 수입이 87,500원이었어요. 다음 달에는 무려 50만 원, 그 다음 달에는 6만 원 정도를 벌었죠. 일의 특성상 수입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감사하게도 평균적으로는 조금씩 오르고 있는데, 현재 오투잡을 포함해서 여러 프리랜서 활동을 하며,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답니다(가끔 부러울 때도 있지만요).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투잡으로 활동하는 것인가요?

본업은 없고 몇 가지 프리랜서 활동을 하는데, 모두 오투잡에서 재능으로 판매하는 재능입니다. 1) 문서교정/작성, 2) 영어 번역(번역팀 자유림), 3) 글쓰기 학교(논술 과외).

본업이 있었는데 전향한 것인가요?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시작하여 현재 졸업한 상태입니다. 본업인 학문에서 전향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본업이 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삶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그리고 좋은점이 있다면?

대학원 조교생활이나 잠깐 직장에서 일했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삶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아니, 만족을 넘어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점이고, ‘갑질’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습니다. 매일 출퇴근으로 몇 시간씩 낭비하는 것도 없고, 낮/밤/평일/주말 할 것 없이 내가 원할 때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자리에 앉아만 있어도 꾸준히 나오는 월급은 없지만, 내가 일한 만큼의 수입만을 얻는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내가 한 일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본인 외에도 비슷한 재능을 판매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어떻게 매출 상위자가 됐나요? 매출 증대를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세계는 사실들의 총체이지, 사물들의 총체가 아니다.” 비트겐슈타인이 『논리-철학 논고』에서 한 말입니다. 이게 뭔 소리냐며 책을 덮는 사람이 있을 테고, 놀라운 통찰에 가슴 벅찬 사람도 있겠죠. 그렇다면 후자는 지성인이기 때문에 저 말에 감동한 걸까요? 아닙니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라 더 잘 이해했을 뿐이니까요. 글은 취향의 문제입니다.

서점에는 ‘최고의 책’이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책’이 있죠. 베스트 셀러가 반드시 재미있는 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오투잡에서 글 관련 재능을 제가 가장 많이 판매했다고 해서 글을 가장 잘 쓰는 건 아닙니다. 누구도 가장 잘 쓸 수는 없으니까요. 사실 제가 매출 상위자가 된 건 순전히 ‘운’입니다.

저는 오투잡이 막 시작할 때부터 활동했는데, 경쟁자가 적어 상대적으로 판매율이 높았고, 그게 점점 누적된 거죠. 그렇다고 해서 실력도 없는데 운이 좋아 잘 판매하고 있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글을 정말 잘 씁니다~

이용하는 고객은 주로 어떤 고객들이 이용하나요?

번역을 의뢰하는 분들은 대부분 대학/대학원생이지만, 글쓰기나 교정의 고객은 천차만별입니다. 상대적으로 자기소개서의 교정을 의뢰하는 ‘취업 준비생’과 학위논문의 교정을 의뢰하는 ‘대학원 석박사 과정생’이 많은 편입니다.

재능을 판매하면서 느끼는 좋은 점이 있나요?

마치 배우가 된 것처럼, 글을 쓰다 보면 타인의 삶을 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한번은 딸의 결혼식에서 읽을 축사를 부탁 받았습니다. 글을 써본 적이 없는 아버지는 딸에 대한 마음을 전하기 어려웠던 거죠. 어느 정도의 정보를 토대로 그 아버지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축사를 작성했고, 그분은 자기 마음을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해주었냐며 만족해했습니다.

전 딸이 없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신부 아버지였기 때문에 그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거죠. 그렇게 글을 쓰고 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뿌듯함을 넘어, 또 하나의 인생을 산 것 같은 희열입니다. 최근에는 이혼 소송과 관련된 일도 했는데, 자신이 쓴 과거의 이야기가 판사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되도록 교정해달라는 의뢰였습니다. 이 역시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삶을 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얼굴도 모르지만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해주어 고맙기도 했죠.

재능을 구매해본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재능을 구매했나요?

최근 제가 운영하는 번역팀의 로고와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디자인 판매자에게 로고를 의뢰했고, 저작권 문제로 글자 폰트를 쓸 수 없다고 하여 캘리그라피(손 글씨) 재능도 구매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로고를 넣어 명함 제작 재능을 구매했습니다.

한 명에게 의뢰하면 더 간단하고 비용도 적었겠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위해 무려 세 개의 재능을 구매했네요.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재능 거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업이 제공하는 공산품을 수동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재능을 맞춤형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개인과 사회에 모두 긍정적입니다. 과거의 물물교환처럼, 모든 사람이 자기 재능을 판매하고 타인의 재능을 구매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세상이 오지는 않겠지만, 갑과 을이 사라져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재능 거래 시 주의할 점이 있나요?

“다른 분에게 작업을 맡겼는데, 갑자기 못한다며 환불해줬어요. 시간이 촉박한데, 작업해주실 수 있나요?”라는 쪽지를 종종 받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조건 할 수 있다며 의뢰를 받고, 나중에서야 못 한다며 포기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전액 환불해주면 특별히 문제 될 것도 없으니까요. 특별히 계약서를 쓰진 않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있더라도 고작 몇만 원 때문에 번거로운 일 만드는 바보는 없겠죠.

결국 구매자는 소중한 시간만 낭비하게 되고, 촉박하게 의뢰하여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재능을 구매할 때에는 최소한 ‘프로필 인증’은 된 판매자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오랜 기간 활동하며 쌓인 신용도 고려해야겠죠. 특별히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등의 중요한 문서라면, 애초부터 가격을 염두에 두지 말고 판매자의 역량과 신용을 보세요. 차이가 나 봤자 몇만 원인데, 큰일을 하려면 그 정도는 투자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재능 거래 시 겪은 어려운 점과 이를 극복한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처음부터 어려울 것 같은 일은 의뢰 받지 않습니다. 누군가 더 쉽게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양보하는 게 윈윈일 테니까요. 어렵지 않게 남들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자신이 있을 때, 저는 재능을 판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글은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100명 중 5명 정도는 제 글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글을 써드리면 대부분 OK 하는데, 그분들은 수정을 요구하죠.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하면 4명 정도는 만족합니다. 다만, 요구조건이 너무 까다롭고 이상해서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사람이 꼭 1명씩 있어요. 그런 사람을 분기별로 1명씩 꼭 만나는데, 그땐 그냥 환불해줍니다. 몇만 원 때문에 싸운다면, 결국 그게 더 손해일 테니까요(스트레스, 시간낭비). 그래서 큰 규모의 의뢰가 들어오면 반드시 샘플을 작성해서 보여줍니다. 마음에 든다고 하면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하죠.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책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책을 쓰거나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는 게 목표는 아니에요(그럼 좋겠지만). 제 꿈은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생계를 유지하는 거죠.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면 직업은 뭐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꿈을 이뤘고, 앞으로 꿈을 지켜나가야 하죠.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에서 프리랜서의 삶은 위태롭기만 하지만, 공기업이 민영화되고 대기업이 무너지며 구조조정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은 말할 것도 없죠. 결국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살아갑니다. 어차피 언젠간 다 죽잖아요. 겁날 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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